백서 노자 (도경 道 經)|書籍線上App不用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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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선 백서 갑본과 을본의 훼손상태를 보고 비교하였다. 전체적인 문장을 구성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는 왕필본과 비교하여 왕필본의 잘못된 부분이나 오류를 수정하고자하였다. 백서와 왕필본은 어떤 경우에는 너무나 차이가 커서 2천년동안 노자를 잘못 이해했다라는 말도 가능하게 된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본다. 백서본에는 故曰이라고 되어있는데 왕필본에는 故로 되어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故曰은 “그래서 ~~고 말한다”라는 의미이므로 이는 노자의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이다. 그러나 故로 되어있는 것은 “그러므로”라는 뜻이므로 결론으로 보아 그 이하의 말은 노자가 한 말이 되는 것이다. 즉 이렇게 노자가 하지 않은 말이 노자의 말인 것처럼 해석되면 그 괴리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충격이 되는 것이다.

백서본 노자와 왕필본 노자를 비교하면 새로운 의미가 많이 이해가 된다. 노자를 병법서나 권모술수를 강조하는 책이라고 비난하였던 성리학의 창시자 정 이천(정이)이 만약 오늘날에 태어나서 노자 백서를 본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단지 노자는 백서본과 왕필본을 비교해서 보아야 가장 균형있는 시각이 생기고 더 깊숙이 노자를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백서와 왕필본을 비교하면서 노자를 최초로 주석했다고 전해지는 한비자의 해로와 유로편의 주석을 많이 인용하였으며, 가능하면 장자가 노자의 말을 인용한 부분을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게기하였다. 왜냐하면, 노자 장자 신불해 한비자는 황로학파로서 하나의 맥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 같은 황로학파인 사마천의 사기의 노장신한열전의 취지에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필자는 사마천의 사기에 기재된 대로 노자를 장자 그리고 한비자를 중심으로 해석했다. 이것이 그래도 균형있는 해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시도는 이제 시작이다. 혹시나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더욱 생각하고 사색하여 노자를 그냥 노자라는 독립개념으로 이해하게 된다면, 필자로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유한한 생명으로 영원한 지식을 추구한다는 시도자체가 어리석지만, 책을 발간하는 것은 큰 공부의 일환이다. 누구는 가르치는 것이 반은 배우는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책을 쓰는 것은 전부 공부하는 것이고 연속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노자를 공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평생을 다바쳐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항상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저자 소개]

김용일 金容日

저자는 서울대학교(76년학번)와 서울대 행정대학원(81학번)을 나와서 행정고등고시(24회)에 합격하였으며 이후 관세청 등에서 고위공무원으로 근무하였으며, 외환조사, 관세평가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저자는 그간 “장자의 덫에 걸린 공자 구하기” 와 “주역의 본뜻, 주역본의상경해”, “한비자의 역린과 도법술세” 를 저술하였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시각으로 인문학분야에서 제자백가의 사상과 고전을 새롭게 조명하여, 계속 저서를 출판할 계획이다.

[출판사서평]

지난 2천년 이상 왕필본의 노자 도덕경은 동양철학사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1973년 중국 마왕퇴에서 많은 책이 발굴되었는데 여기에는 비단 위에 쓰인 주역이나 노자가 발견되었다. 발견된 비단 위에 쓰인 노자는 발굴지역과 시기에 따라 갑본과 을본으로 구분되는데 갑본이 아마도 필사년도가 앞서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를 비단을 의미하는 백(帛)이라는 글자를 사용하여 노자(老子)백서(帛書)라고 부른다. 물론 노자 백서 갑본이나 을본이 어떤 곳에서는 아주 많이 훼손된 경우도 있지만, 두 가지 판본이라 상호 보완하여 전체적인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 매우 다행한 일이다.

여기에 우리는 노자의 원본에 세 가지 주요한 판본을 얻게 되는 결과가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백서본과 왕필본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과거 왕필본만 읽었던 사람이 느끼는 노자와 백서본을 읽는 독자가 느끼는 감정이 매우 다른 것이다. 노자 백서는 춘추좌씨전의 문체가 난다. 그리고 노자는 자신이 아는 만큼만 보인다. 인생 경험이 많고 사색을 많이 한 사람의 느낌과 젊은 사람의 느낌은 매우 다르다. 필자도 30년 전 노자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과 10년 전에 다시 보았을 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매우 다름을 느낀다.

우리나라에서 노자를 읽는 것은 유학과 도가의 파벌을 읽는 것과 같다. 노자를 접근하거나 번역하는 사람들은 크게 몇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유가학적 접근을 하는 유학자들이 번역한 책들이다. 어떤 사람은 유명한 노자 도덕경 주를 쓴 왕필도 유학자로 보고 있으니 그 전통은 깊다고 하겠다. 유학자들이 노자를 쓰고 보는 관점은 아무래도 노자를 비판하거나 혹은 노자의 추상성을 강조하여 노자의 작품성을 저하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 특히 노자 후반에 나오는 문장들을 강조하여 노자라는 책이 병법서라는 둥 혹은 권모술수를 가르치는 책이라는 등의 비판을 한다. 이들은 노자의 일면만 강조하여 노자를 전체적으로 보는 시각을 헤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리학 계통의 출신들(이조시대포함)들이 쓴 노자가 대개 이런 경우이다. 이런 노자를 보면 젊은이는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된다.

둘째는 불교적 관점이다. 특히 불교선종은 사실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마음을 중시하는 측면에서 보면 불교 선종과 노자는 같이 해석될 여지가 많다. 이 경우에는 불교에서 노자를 흡수하고자 하여 노자를 연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니 이런 노자를 읽으면 불교 경전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노자가 말하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이 바로 그것이다. 이 말은 불교선종의 중요한 어귀로 쓰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부류의 노자가 가장 많이 책으로 팔린다.

셋째는 유교 불교 도교의 삼도 합일론자들의 번역이다. 동양철학에서는 유불합일론자들을 도교학파의 지류라로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살아서는 군자이고 죽어서는 부처이다 라는 말을 모토로 삼고 있다고도 한다. 유명한 학자들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된 경향이다. 이들 중에서도 이론에 치우친 송나라의 임희일같은 많은 학자들이 유불도 삼교통합을 외치면서 노자와 주역을 연구한 사실만 보아도 그 전통이 깊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들은 여기저기 불필요한 혹은 하찮은 용법으로 노자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접적으로 도교의 종교적 차원의 해석으로 노자를 해석한 것을 볼 수 있다. 종교적으로 보면 도덕경을 도덕진경으로 숭상하는 자세로 보는 관점이다. “태평경”이나 “포박자”로 이어지는 도교의 종교적 관점이 그렇다. 송나라의 도교 단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백옥섬 같은 경우인바, 이는 노자를 가지고 장생(長生)을 구하는데 치우친 면이 많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노자를 연구하는 학자들 가운데는 위와같은 이유로 각기 다른 번역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성 멘트도 하고 있는것을 알고 있다. 필자가 위의 부류들의 책들에게서 내가 느끼는 노자가 아닌 다른 노자를 발명해 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노자를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위와 같이 여러 가지 견해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노자를 이용하여 유가나 불교나 혹은 도교 등 다른 목적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도가 결국은 노자를 다르게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즉 노자는 그냥 노자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런 목적을 가지지 말고 읽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이 명제는 지난 몇 년 동안 나의 뇌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노자를 아무 목적없이 읽기 위해서는 우선 있는 그대로의 원전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래서 필자가 노자 백서본의 갑본과 을본 그리고 왕필본(도덕경)의 세가지 판본을 비교하고 차이를 분석하면서 노자의 뜻을 보다 더 깊게 새겨보고 싶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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