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집 출판기념展|書籍線上App不用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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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심미적 감동을 통해 우리를 정화한다.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구원에 가까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시간을 초월해 고전의 경지에 오른 걸작의 명화, 공간적 한계를 넘어 전인류의 사랑을 받는 명승의 절경들이 바로 그런 예일 것이다. 심지어 이름도 없고 흔적도 없이 저절로 나고지는 야생의 미물들도 우주적 영원을 계시하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실로 만나기 어렵고 더욱 큰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람이 주는 아름다움이고, 사람에게서 느끼는 아름다움이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고 새로운 원기와 생기를 주며 또 다른 정화와 구원의 길로 이끈다.

간송미술관은 이런 아름다움이 모인 드믄 곳 중 하나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20 대부터 평생 전재산을 바쳐 유실되던 우리 문화재를 지켜 낸 아름다운 가화는 실로 깊은 감동을 준다. 가헌(嘉軒) 최완수(崔完秀) 선생이 20대부터 간송미술관에서 간송 선생이 지켜 낸 문화유산을 연구하며 그 속에 담긴 무형의 문화 정신을 밝히고 드높인 역정도 큰 감동을 준다. 오직 학예를 사랑하고 사람을 아끼는 마음으로 평생 아무 조건 없이 수십 백 천의 제자들을 가르쳐온 애정과 열정은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진정 아름다움을 사랑하며 세상과 사람들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일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다. 걸작과 절경도 결국은 사람과 더불어 더욱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 간송미술관이 시작된 지도 70년이 넘었고, 가헌 선생도 어 느덧 칠순을 맞으셨다. 당나라의 시성 두보 이래로 칠순은 귀한 시간으로 각별히 여기는 전통이 있어왔다. 선생도 필생의 과업으로 삼은 겸재 연구를 마무리 짓고, 새로 추사 연구의 마무리 작업을 시작하고자 하셨다. 20대에 처음 선생을 만나 귀 한 가르침을 받고 조금이라도 덜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 수 있기를 서원했던 제자들도 뜻 깊은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없어 학은에 보답하고 기쁨을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선생께서 몸도 돌보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다 건상을 잃으시어 부득이 모임을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이 건강을 회복하고 추사 연구의 마무리 작업을 시작하는 『추사집』을 출간하시는 것을 기념하여 올해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이에 공부하는 제자들은 글을 모으고, 작업하는 제자들은 작품을 모아 학은에 감사 드리고자 하였는데, 이 뜻 깊은 전시는 문하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이승철교수가 주선하여 이루어졌다. 부디 선생께서 희수와 미수는 물론 백수까지 강녕하시어 우리들이 지금보다 덜 부끄러운 마음으로 학은에 감사드리고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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